4월 25일 저녁, 광주에 있는 명화 식육식당에 여자친구랑 같이 다녀왔다. 국밥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라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방문하게 됐다.


사실 국밥은 자주 먹는 편이라 웬만한 집은 그냥저냥 먹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명화 식육식당은 주변에서 꽤 얘기를 들었던 곳이라 이번엔 좀 기대를 하고 갔다. 애호박 옛날 국밥이라는 메뉴도 특이하게 느껴졌고, 이름부터 왠지 옛날 감성이 물씬 풍길 것 같아서 기대가 됐다.
웨이팅이 종종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녁 7시 40분쯤 도착하면서도 ‘혹시 오래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타이밍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저녁 늦은 시간대라 조금 한산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출발부터 기분이 좋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고 바로 애호박 옛날 국밥으로 결정했다. 워낙 이걸 먹으러 온 거라 고민할 것도 없었다.
국밥이 나왔을 때 첫인상은 꽤 든든했다. 일단 살코기 양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보통 국밥 하면 고기가 조금 들어가 있고 국물 위주로 먹는 느낌인데, 여기는 살코기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서 고기 국밥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났다. 애호박도 마찬가지였다. 싱겁거나 물러있지 않고 실하고 신선한 게 듬뿍 들어가 있어서 재료 자체는 진짜 푸짐하다는 느낌이었다. 재료 아끼지 않는다는 게 한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많이 못 먹었다.
여자친구는 너무 맛있다면서 그릇을 거의 다 비웠는데, 나는 반도 못 먹고 숟가락을 놓게 됐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마 살코기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고, 무엇보다 국물 맛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국밥 색깔을 보면 진하고 칼칼할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먹어보니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담백하다고 하면 맞는 표현일 것 같기도 한데, 나는 개인적으로 국밥을 먹을 때 국물이 좀 진하고 감칠맛이 강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색깔에서 오는 기대치가 컸던 건지, 막상 한 숟갈 떠먹었을 때 ‘어, 생각보다 순하네?’ 싶은 느낌이 들었고 그게 끝까지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완전히 내 입맛 기준이고,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 집이 딱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재료 퀄리티나 양만 놓고 보면 확실히 좋은 집이다. 살코기도 많고 애호박도 신선하고 푸짐하게 들어가 있으니까. 가성비 면에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국물 맛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자극적이고 진한 국밥을 기대하고 가면 살짝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자극 없이 깔끔하게 먹고 싶은 날이라면 잘 맞을 것 같다. 여자친구처럼 담백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한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집일 것 같다.
광주에서 국밥 찾는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긴 한데, 가기 전에 본인 입맛 스타일을 한번 생각해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